GJCU 생활수기 공모전

가족

박지연 (e평생교육학과)

수업시간입니다. 한 손에는 아기 기저귀 가방, 또 한 손에는 책을 들어봅니다. 그리고는 아기를 향해 이렇게 말했지요.

“아가야, 조용히 해야 된다. 응? 부탁이야, 제발. 수업시간에 너는 대답 안 해도 되니까 조용히 하는 거야~”

아기는 살며시 웃음으로 대답합니다. 그 웃음이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곧이어 시작된 강의, 가볍게 안부를 묻는 교수님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아기는 ‘아아~~~’하고 대답을 합니다. 교수님과 학생들의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저는 작은 시골동네에서 신랑과 함께 딸, 아들을 키우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가정주부였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씩 우울해져가는 제 자신을 볼 때마다 달라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듣게 된 신랑의 한 마디가 저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만년 몸빼바지’, 참 기가차고 억울했습니다. 처음에는 뭐 저런 인간이 있나 싶을 정도로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동네아줌마들과 가끔 서로 집에서 모여 놀고 밥 먹고 하는 것이 여유시간에 하는 전부였으니, 옷차림에 신경을 쓴 적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닌 남편이 그렇게 말을 하니 ‘내가 왜 이렇게 살까’하는 생각이 들고 제 자신에게 살아가는 행복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용기를 내어 평생교육원을 통해 공부를 했고 보육교사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리고 이어 전문대학에 늦은 나이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 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에 셋째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순간 나름대로의 계획과 다르게 인생이 움직이려 하는 것 같아서 좀 섭섭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임신한 것 말고는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태교도 남들보다 더 잘 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우리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 후 교수님과 학우들의 배려로 출산 후에도 아기와 함께 학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인연을 맺게 된 교수님의 소개로 국제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학과에 편입학하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꼭 예전의 저와 같이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에서 평범한 엄마이자 아내로 지내고 살고 있을 또 다른 도전의 주인공들에게 행복전도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끝으로 고마운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우리 딸, 아들! 공부하는 엄마가 멋지다고 나도 엄마처럼 해야지 말해주고 힘을 북돋아주어서 고마워. 사실은 피곤해서 자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너희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너무 즐거운 일이어서 힘이 났던 것 같아, 그래서 고마워. 그리고 우리 막내는 우리 가족으로 태어나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우리 신랑! 매번 왕복으로 운전기사처럼 태워다주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서 고마워. 이제는 처음에 야속했던 그 말도 가족이기 때문에 내 자신을 찾아갔으면 하고 했던 말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시험 공부한다고 밤새울 때면 집안청소도 하고, 아이들도 돌보고 밥도 해먹어서 고마워. 또 셋째 가졌을 때 낳기만 하면 아이들 목욕을 전담하겠다고 하면서 나를 위로해주고 지금도 이렇게 공부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우리가족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