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생활수기 공모전

나의 마라톤 10년

사회복지학과 이은종

바야흐로 올해로서 2003년 8월 2일 마라톤이라는 힘든 운동에 입문한지 10년째를 맞았습니다. 처음 입문하기 전에 저의 몸은 누가 보기에도 한 숨이 나올 만큼 문제가 심각했었지요. 키 165에 70키로인 얼굴과 배는 제사상에도 올릴 수 있을 만큼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돼지! 그 자체였습니다.

술도 좋아하다보니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운동이라고 하면 숨쉬기와 팔운동, 목 운동 외에는 단 1분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저주스런 몸을 바라보며 한 숨 짓다가 가족의 얼굴들을 생각하니 내가 일찍 가면 누가 이들을 보살펴줄까? 하는 생각이 불현 듯 떠오르면서 공포감마저 생기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바로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가서 걷기를 시작했고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자신감이 생기면서 천천히 달리기를 하게 되었어요. 이사를 하면서 현재 훈련 장소인 성균관대학교 운동장으로 옮겨졌습니다. 처음엔 혼자 400미터 트랙 두 바퀴를 겨우 달릴 수 있었는데 하루 이틀 계속 달리면서 10바퀴를 달릴 수 있게 되었을 때 국제 마라톤대회 중계 장면이 제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그래! 바로 저거다!

그땐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흥분과 감동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달리기에 더욱 매진하게 되었고 3개월여를 열심히 하다 보니 서서히 몸무게가 줄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혼자 하다 보니 마라톤이라는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정보도 필요하고 누군가 함께 달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원 지역 달리기 동호회를 검색하여 지금의 ‘수원마라톤클럽’에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인원이 100여명 활동하고 있는 전국에서도 명성이 있는 동호회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의 마라톤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동호회에서의 정규훈련, 행사, 모임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매년 정기총회에서 시상을 하는데 그 상을 4년 연속으로 훈련상, 베스트런맨상, 지도자상, 공로상을 차례로 받게 됩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제 몸은 완벽한 달림이의 몸매로 다져졌고 기록을 중시하는 운동인 만큼 욕심도 내면서 월 400Km를 소화하는 강훈련도 이겨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기록은 나날이 승승장구하면서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개인 최고 기록인 3시간 14분까지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달림이들의 꿈인 보스턴 대회도 참가하고 동호회 대표로 북경마라톤 대회도 다녀오게 되었죠. 또한 밤새도록 달리는 100Km 울트라 마라톤 대회도 두 번 완주하면서 그야말로 마라톤에 심취하게 됩니다. 이렇게 열심히 참여를 하다 보니 많은 회원을 관리 할 적임자로 낙인 찍히면서 4년간 총무 일을 맡아 완전히 새로운 거듭나도록 혼신을 다해 운영을 했고 이후 감사직도 역임하면서 가입 당시 보다 두 배로 성장한 동호회로 변모시켰습니다.

결국 회원들의 지지로 최고 위치인 회장직을 제의 받았고 이를 수락하기 위해 가족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했는데 집사람의 완강한 반대로 무산되고 맙니다. 이후 2년이 흐르고 다시 회장직을 요구해 왔고 가족의 반대에도 정면 돌파하면서 출마하게 됩니다.(이와는 별개로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30여명이 모인 소모임이 결성되어 회장직을 맡게 됩니다.)

드디어 작년에 세 번째 제의를 받았고 이번을 마지막 기회로 삼고 가족들을 설득하였고 출마 최후통첩 7일을 남기고 극적 합의를 보게 됩니다.

이로써 국내 단일 동호회로서는 정규회원 200여명이 활동하는 전국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없는 명문 클럽의 지휘봉을 잡으며 생애 최고의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 제 몸은 예전의 저질 몸매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10년째를 맞는 올해도 변함없이 운동은 계속 되고 있고 더 달릴 수 없을 때까지 계속 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제 경험담을 올리는 것은 혹시라도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한다거나 하는 것은 핑계일 뿐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인명은 재천이라지만 건강을 잘 관리하여 병없이 잘 살다가 가는 것이 가족 뿐 아니라 자신도 가장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 생각되어 이 글을 읽고 한 분이라도 운동하시는 분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건강을 잃으면 어떠한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파이팅!

나에게 포기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