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생활수기 공모전

어느 날 문뜩 나를 돌아보는 내 귀한 시간들...

  정수인(아동교육상담학과)

남편이 퇴근하고 부모님께 저녁을 대접하겠다기에 식당엘 갔다

가는 곳 마다 사람들이 넘쳐서 다른 식당을 갔는데 그 곳도 마찬가지였다. 하는 수 없이 1시간씩 기다려서 식사를 하는데 종업원들이 식사 후 뒤처리를 못해서 손님을 못 받을 정도다

아이들을 키우며 거추장스러운 상황에서도 잔치 음식을 손수 만들어 대접을 했었는데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외식으로 손님 대접을 했던가를 생각게 했다. 참 편해진 세상! 살기 좋은 세상이다.

엄마께 100만 원 짜리 통장을 만들어 드렸다. 사실 여유가 있어서 해드리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이들 키우랴. 내 공부하랴 항상 돈에 쪼들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없다 엉ㅂㅅ다 하면서도 나 할 건 다 하는데.. 싶은 마음에 이렇게 맘먹지 않으면 나중에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후회할 것 같아서..

결국은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것 아닌가. 아버지가 맘에 걸린다! 그렇게 무섭던 울 아버지! 자식들은 결혼을 하고도 아버지가 무서웠다.

그러던 아버지의 어깨가 언젠가부터 작아 보이는 것이다. 늙어도 당당한 아버지가 미웠던 그 때가 더 좋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젠 이미 늦었다. 속상하다 당당하게 사시게 둘 것을 난 유독 반항을 하고 가슴을 아프게 했던 딸이다.

내가 둘째이기 때문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어서 독립심이 강한 나다 욕심도 많았다. 그러나 그때는 우리의 욕구를 다 채워 줄 형편이 안됐다.

갑자기 기울어지는 가세에 가장으로서 버티고 하루하루 새로운 삶엥 충실하기 바빴던 아버지

고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1년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다. 난 한달을 이불 속에서 소리없이 울었다. 울어도 울어도 답이 없다.

계산을 해 보았다. 육남매라 기다리면 밀리고 밀려서 모두가 피해를 볼 것 같았다. 언니는 자신이 일반 고등하교를 다니고 있으니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다 말문을 열었다.

친구가 산업체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한번 가보지 안겠냐고~ ~

그날 난 또 얼마나 언니의 가슴을 후비는 말들을 쏟아냈는지 모른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랬던 것 같다

또 다시 난 무서운 아버지의 눈을 속이며 이불 속에서 엉엉 울며 고민을 한 결과 결심을 하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다.

가슴은 아프지만 내심 고마운 마음을 감추시고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하고 시작한 야간고등학교 시절!

16살의 직장생활과 기숙사 생활은 내게는 너무나 가슴 저리고 무서운 세상이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머나먼 곳 마산!

처음엔 3교대 근무라서 자다가 일어나서 밤10시에 출근하는데 너무나 졸리고 가기 싫었다. 하지만 가야만 하는 서러움 출근길에 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고 달을 보며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

부모님이 너무나 보고 싶은 그리움에 하염없이 울었던 시간들..

입학을 하고 밤과 낮을 바꿔가며 학교로 기숙사로 시간에 쫓겨서 정신없이 살았다

잠깐 시간을 체크하지 않으면 밥을 굶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서러웠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밤에 야간 근무를 하다가 손가락이 롤러에 딸려 들어가서 엄지와 검지가 일그러졌다

내 손이 아픈 것 보다 안전사고에 문책을 받고 화낼 상사를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

부모님이 안 계시는 상황에서 엉덩이 살을 이식해서 엄지와 검지의 일그러진 손가락을 수술하고 입원과 통원치료를 했다

그리고 1달 후 부모님께 알렸다

나는 사무실 근무인 주간 반으로 옮겼다.

낮에는 사무실 밤에는 학교 그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를 해서 대학을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소등이 되면 복도에 나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공부를 했건만 소용이 없었다.

부모님께서 대학 보내줄 형편이 못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상의도 못한 나의 일방적인 생각이었으니까

그리고는 졸업만 하면 집으로 가리라는 생각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학년 때쯤 부모님은 바로 밑에 여동생도 이 곳으로 보내 주셨다.

힘들고 슬픈 여고시절을 책들과 싸우며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건 동생과 같이 있지는 않지만 같은 직장 같은 학교라는 것과 졸업 후 집으로 갈 거라는 그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마음뿐! 졸업식 날 내 맘을 엄마에게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가 화를 내시니 집에 내려오지 말라고 일축하시며 고속버스를 타고 혼자 고향으로 내려 가셨다

너무나 서럽고 원망스러워 돌아서서 얼마나 울었는지... 울 엄마도 그 고속버스 안에서 가슴 저리도록 우시고 몇 날 며칠을 아파하였으리란 것도 안다.

그 때 우리 집의 형편은 동생들도 버거웠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난 철없는 딸이었다.

그 아픔으로 나는 2년 전 아들의 고등학교 진학 결정상황에서 집을 떠나야 하는 학교는 제외시켰다.

집으로 안가는 대신 나는 서울에 사는 언니랑 같이 살기로 하고 서울 생활을 시작 했다

방송 통신 대학에 입학은 했으나 1달 후 언니의 소개로 반도체 회사를 입사해서 열심히 다니느라 도중 하차했고 한곳에서 직장생활 7년을 하고 남편을 만나서 결혼 했다.

결혼 후 2년을 더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임신을 했고 이유를 알 수 없이 자연 유산기미가 보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병원을 다니며 애를 써보았지만 결국은 아이도, 직장도 굿바이!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왕 늦은 일 집 장만을 계획해서 2년후에 출산해서 아이키우느라 잠시 쉬며 행복한 시간! 전형적인 주부로만 산지 언 8년. 물질의 풍족함이 아닌 정신의 풍족함과 내가 꿈꾸어 온 가정을 꾸미며 행복을 가꾸는 삶이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힘겨워했던 경제적 위기인 IMF...

우리 가정에 치명타를 날리면서 직장생활 절대로 안 하리라 생각했던 나를 다시 보육교사 자격증 공부를 하게했고 어린이 집을 차렸다.

유아교육에 전념을 하면서 마음속에 버리지 못한 배움의 목마름이 앞당겨지고 만학을 시작해서 대학공부를 마치는 이 시점까지는 참 많은 인내와 고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끊임없이 닥쳐오는 삶의 한계에서 나를 견디게 했던 것은 강하게 키우신 부모님의 인생 상황ㅇ이 나를 인내와 끈기로 단련 시켰다.

가정을 지키키 힘들었던 순간들에서 우리 가정을 지키게 했고 지키고 있는 것도 내안에 숨어있는 건겅한 정신이 아닌가!

이런 내 삶을 보고 예쁘게 살아주는 아이들의 힘도 크기에 고맙고 힘들다면 서도 끊임없이 행동하며 버틴 남편에게도 고맙게 생각한다. 의지력이 약한 나를 또 다른 방법으로 강하게 했기에...

그리고 내가 만난 지인들 한사람 한 사람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주었으며 그 감사하고 귀한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어 행복하다.

이제 내 안에 숨어 있는 잠재된 능력을 순간순간 발휘하며 오늘도 나는 열심히 살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리라.

내 숨이 머무는 그날까지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