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GDU 생활수기 공모전] 오옥주 <아동영어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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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불구하고
[아동영어교육과 오옥주]
어른들은 학생들을 바라보며 모든 것은 떄가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세상은 영원할듯하여 인생선배들이 해 주는 충고는 때로는 귀찮은 간섭으로, 혹은 어른들과의 세대차이 정도로만 여기게 되지요. 누구에게나 피해갈수 없는 시간이 흘러 자신 스스로 그 세대가 되었을때 땅을 치며 느끼는것이 바로 그 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나의 20대 대학생활은 80년대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하고 그냥 흘러갔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8년이나 늦게 대학을 졸업했으니 이미 첫 시작부터 남들보다 8년이란 시기가 늦은 셈이지요.. 아무리 제탓이 아니라 해도 제 인생의 주인으로써 저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찌되었든 그후 결혼을 하게 되었고, 아이들의 엄마가 된 후 누구의 탓도 아닌 아이들을 위해 스스로 뭔가를 해야 했었습니다.
아이의 앞날을 생각하며 경제적인 도움이 줄수 있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힘들고 험한 세상속에서 지켜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연히 아직 어린 저의 아기들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었을때 아이는 너무도 집중해서 잘 들었습니다. 결혼 전에 공부방을 하면서 가장 적성에 맞는 일이 가르치는것이라는 것이 떠올랐고. 우리 아이를 위해서도 기회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공부하러 다닌다는것이나, 주부입장에서 비싼 학원비를 주고 계속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지요. 그래서 저는 대학교 평생교육원, YWCA, YMCA, 학생회관, 한계례문화센타등 공기관에서 하는 교육중 일중일 시간표를 짜서 수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기관은 사설 학원보다 저렴하고, 매일수업을 하는것이 아니기 떄문에 일주일내내 돌아다니며 질리지 않는 다양한 수업을 받을수 있었습니다. 아이와 저의 미래에 대한 진로에 대한 투자가 될수도 있었지만 , 문제는 하나도 아닌 어린 쌍둥이를 데리고 수업을 받아야 하는것이었습니다. 당시 제 수첩에는 각 동마다 아이를 봐주는 분의 전화번호가 적혀있었습니다.. 수업중 아이를 데려가면 다른 분들에게도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아이 한명은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수업을 받고 오거나 정 맡길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이 아이를 안고 수업을 받아야 했지만 , 어찌되었든 제 기억에는 수업을 빼먹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실생활과 연결된 수업을 들으며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쁨으로 날밤새는 일도 허다 했습니다. 그렇게 자료를 만들기도 하고, 교재연구도 했으나, 약 10년전만 하더라도 유아를 위한 놀이영어나 영어동화책을 활용한 수업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었답니다. 제 아이를 보며 뭔가 기회가 될수도 있다고는 생각했었지만, 저에게 모델링이 없었던 거지요. 인터넷도 몰랐던 당시 오로지 머리를 써가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수 있을까를 연구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격었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곽티슈케이스에 융을 붙인 주사위를 사용하는데, 처음에는 곽티슈에 전지, 화선지, 부직포, 본드칠, 스테이플러를 이용한 마감질등 별것을 다 해보기도 했었답니다. 하여튼 저는 용기를 내어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1주일에 2번씩 방과후 아이들에게 무료 수업을 해주겠다고 제안했었답니다. 당시 그 유치원은 최초의 단설 유치원으로 차량운행도 안했고, 오후까지 보육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후 원하는 엄마들이 사비를 내어 선생님한 분을 모셔와 오후 시간도 보육하게 했으나 단순한 보육이지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었습니다. 그럴때에 제가 아이들에게 영어동화구연을 해주겠다고 했을떄 유치원에서는 반가와 했고, 저에게는 나중을 위한 소중한 연습수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비록 무료수업이었지만, 저에게는 첫 수업에 대한 스타트를 열어준것이지요. 다른 엄마들이 아기를 키우기 떄문에 못한다라고 했을때 저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쌍둥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을때 전문가로 제이름으로 수업을 개설하게 된것이지요. 그것도 대학에서 전공도 하지 않은 전혀 생소한 분야를 개척하면서요. 그 뒤 유치원이 토요일 수업이 없게 되면서 직장맘들을 위해, YWCA에서 발빠르게 유치부 상대로 프로그램을 만들때 영어동화구연이라는 명칭으로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수를 받는 첫 수업이었는데 첫 수업떄 이미 제 이력서는 뒷면이 넘어 갈 만큼 저는 여러 강좌를 수강하면서 준비를 했었던 거지요. 그러면서 그 수업과 내 영어수업과 연관시켜 새로운 학습법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NIE지도자 수업을 들으며 영어NIE를 수업에 도입한것, 한글 동화구연 지도사를 수강하면서 한글의 간단한 손유희나 동화를 영어로 옮겨 부르게 한것, 풍선 아트 자격증을 따면서 풍선을 이용하여 뭔가를 만들어 낼때 그 과정을 영어로 알게 하는것, 간단하지만 요리를 해먹으며 재료의 특성, 맛, 과정등을 영어로 배우는 영어요리등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흘러나오고, 수업에 대한 소문과 부모님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백화점 문화센타, 학교특기적성수업, 시 청소년 수련원, 평생교육원등으로 점점 제 영역은 넓어졌습니다..
그러나 가슴 한 구석에서는 전공을 해야 하는데 하는 찜찝함이 가슴속에 있었습니다. 실력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사회에서는 전공을 중요하게 여기기 떄문이고 저 또한 괜히 전공에 대한 구설수에 시달리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다시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강한 열망을 느꼈으나 현실적으로 다시 대학에 들어간다는것이 제 상황속에서 너무 불가능한 일었습니다. 그래서 방송통신대 영어영문학과에 편입을 했었으나 테잎을 들으며 혼자 공부해야 하는 일방적인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중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교회청년을 통해 국지디지털 대학교라는것과 대한민국에 아동영어교육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공해서 학위도 따고, 제 분야에서 더 심도 깊은 공부까지 할수 있는 바로 제가 원하던 것이었습니다.
영어동화구연을 하고 있기떄문에 여기서 공부하는 스토리텔링은 정말 유익했고, 교육대학원진학을 목표로 했기 떄문에 이수한 교직과목은 정말로 깊은 삶의 만족을 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영어성경동화를 들려주는데 이곳에서 받은 영어성경지도는 생각의 시야를 열어주었고, 생활속에서 접하는 모든것을 영어수업에 응용하는 제 수업에 있어 매스미디어 활용은 제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과 필수라서 듣게된 아동복지론을 들으며 우리나라의 아동복지의 현주소를 자세하게 알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한숨을 쉬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었습니다. 이 강의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인류역사를 통한 아동복지에 대해 들을일이 없었을것입니다. 아동발달 수업을 들으며 '이런것들은 다 아는데 왜들어야 하지'라고 생각했을때 과제로 주어진 '아기성장보고서'를 보며, 아이를 키우며 실수했던 부분이 기억나 괴롭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한쪽 부분만을 바라보며 세상을 다 아는 듯이 생각했었는데 아동발달수업은 여지없이 환상을 깨뜨려주었습니다.
영어교사 실습은 외국인 학교에서 했습니다. 융통성도 있고, 사정도 봐줄 개인 학원도 많이 있지만, 원어민 선생님들에게 제대로 배우고 싶어 지원한 외국인 학교에서의 실습은 교생이라는 신분으로서만 즐길수 있는 혜택이기도 했습니다. 매 시간마다 경험이 많은 외국선생님이 수업하는 동안, 지켜보며 배울수 있었지요. 그중에 있었던 에피소드중 하나는 실습초기에 외국인 학교측에서는 교생실습을 처음해보는것이라 어떻게 교생을 대하고 ,무엇을 지시해야 하는지 몰랐고, 저 또한 멀뚱히 교실 뒤에 앉아 수업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 서먹했었지요. 수업중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눈치껏 도와주며, 저에게 도움될 만한 사항은 메모하는데 외국선생님들은 자신들이 뭔가 잘못한것을 적는것이 아닌가 싶어 오해를 하기도 했답니다. 또 학원측에서는 교생실습을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찝찝한 마음에서 혹시 제가 학원 정보를 캐어 다른 학원이라도 오픈할 스파이가 아닌가 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교생 신분을 입증할 명찰의 착용이라든지, 교생 실습에 대해 더 세밀한 교육과, 실습 할 학교에 더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되었더라면 그런 오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어째든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오해가 풀리고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실습을 하는중 외국인 선생님에게 한국어 수업을 해 줄수 있느냐는 제안을 들어왔습니다. 사실 회화는 꾸준히 공부해도 자신이 없는 부분이었는데 , 외국인 선생님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준다는 것은 저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외국어가 쉽게 느는 것은 아니지만 , 한국어 수업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은 외국선생님들과 프리 토킹을 할수 있었고, 한국어를 가르치며 늘상 사용하는 한국어에 대한 외국인들의 견해도 엿볼수가 있었습니다. 처음 교생실습이기 때문에 잘해내야만 나중에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될것이라는 생각과 ,저의 행동에 학교의 명예도 달렸다는 생각에 더욱 진지했던 실습기간이었습니다. 그곳과의 좋은 인연은 실습이 끝난 지금도 한국어 수업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20대에 다녔던 대학에서는 부모님들이 다 해결해주었기 떄문에 그렇게 진지하지도, 고민도 하지 않았으나, 나이가 들어, 제 돈으로 공부하게 된 대학에서는 인생의 가치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전에 졸업한 대학에서 과연 몇번 교수님하고 대화하고, 질문하고, 어떤 감동을 받기도 했던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것이 별로 없습니다. 사실 교수님 방을 노크하고 들어갈 용기도, 시시콜콜한 이야깃꺼리도 나눌만큼 가깝지도 않았던것 같습니다. 인문학이기 떄문에 더욱 그랬겠지만, 10년이 지나 노랗게 바랜 노트를 들고 ,매 해 같은 강의를 해도 대학수업은 원래 그런가보다 했었습니다.
또한 대학에서는 순수학문만 하는 곳이지, 되바라지게 사회와 연결되어 생각해서는 안된다고도 생각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대학을 졸업하고 난후 그때서야 사회진출을 위한 뒤늦은 준비를 해야했고, 학위만을 따기 위한 죽은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장농학위자들이 있는지 모릅니다., 또한 대학 전공이 사회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경우보다 다시 배워서 시작하는 경우가 더 많지요.
그러나 저는 이 대학에 들어와서 학과 교수님들과 너무 많은 대회를 해왔고, 모르는것은 바로 질문하고, 대답은 교수님이나 학우들을 통해 유기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얼굴을 보고 수업을 못한다는 생각때문에, 교수님들은 학생들에게 불리한 일이 없도록 학기초에는 개별 면담으로 진로로 상담해주시곤 했었습니다. 따끈하게 올라오는 게시판을 글을 통해 교수님들의 마음도 읽을수 있었다. 또한 우리과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1년도 안된 시기에 각기 다른 분야의 책을 연속 3권 내셨습니다. 인간적 한계로 그게 가능한지 놀라면서도 그렇게 노력하시는 분이 학과의 교수님이라는 자부심이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는것은 쉽지만은 않았지만, 어쨋든 잘 해왔고 졸업반이 되었습니다.지금까지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떄가 기회였는데...','그떄 그것을 해야 되었었는데...'라고 너무나 많은 후회를 해왔습니다. 시간이 지난뒤 가치를 알게 되었을때만 느끼는 진리인데, 그래도 제가 자랑스러운것은 해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임에도 불구하고 해냈다는 것입니다.
이 곳에서의 대학생활은 저에게 기회였습니다. 이제 이것을 발판으로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더 큰 세계로 도전하려고 합니다.
